카지미르 말레비치, <검은 사각형>, 1915, 리넨에 유채, 79.5 x 79.5

 

러시아의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작품들은 미니멀리즘의 효시로 그 의미가 있다. 그가 활동한 절대주의는 '순수한 회화 미술'로 간주되었다. 추상 회화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까지 밀고 감으로써 추상화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의 예술은 예술을 시각적 향유로서가 아닌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인지하게 했다. 

 

 

<Black square>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트레차코프 미술관은 '검은 사각형' 발표 100주년을 맞이해 x선 촬영을 통해 그림을 조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그림 밑에 2점의 그림과 작가의 노트를 발견하였다. 검은색 표면 아래에는 입체파 그림이 2점이 그려져 있었는데 초기 그림은 Cubo-Futurist인 구도이고 다른 한 점은 Proto - Supermatist 구도라고 밝혔다. 그리고 테두리 부분에서는 화가가 직접 쓴 글도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동굴에서 싸우는 흑인들'(Negroes battling in a cave)으로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이 글은 프랑스의 유머 작가 알퐁스 알레(1843~1905)가 그린 검은 사각형의 제목인 '밤 지하실에서 싸우는 흑인들'을 모방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이 전문가들의 가설이 맞다면 화가의 작품은 프랑스 작가 알레의 그림에 영향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으로 '검은 사각형'이 그려지게 된 과정에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될 것이다. 이 그림은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작품은 러시아, 트레샤코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흥미로우면서도 예민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밝혀졌는데, 과연 비평가 및 이론가들은 이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재현을 거부하는 순수 미술 

 

 

 

그림의 조형적 요소들을 세계의 재현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그림, 이것이 모더니즘이 추구한 '순수 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이다. 이러한 미술은 '난해하다'이 특징이다. 이 난해함의 원인은 순수 미술이 미술 자체에 대한 직관적 이해와 정면으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그림이나 조각품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이 아무래도 미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일 것이다. 이 생각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예술은 영웅이든 신이든 무엇인가를 재현했던 전통이 뒷받침한다. 이것은 앙드레 바쟁(1918~1958)에 의하면 미술의 시작은 의미 있는 존재의 외형을 보존하여 죽음과 망각으로부터 빼내고자 하는 심리적 충동이다.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되는 미술의 재현적 특징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 바로 모더니즘이다. 미술보다 훨씬 더 재현을 성공적으로 하는 사진 기술의 발달을 시작으로 미술은 점차 재현의 성질에서 벗어난다. 물리적 현실을 유사하게 재현하는 것에서 정신적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미학적 충동으로 도약하였고 여기서부터 미술은 이전과 전혀 다른 미술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구사하게 된다.  

 또한 칸트는 합리적 인식(과학)이나 도덕적 실천(윤리)과 구별되는 감각과 상상력의 영역을 따로 정립하였다. 미적 경험을 할 때 인간의 정신은 어디에도 종속 없이 자유롭게 유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적 즐거움은 정신적인 것으로 오직 미적 판단에서만 가능하고 따라서 미술 영역은 자율적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칸트의 미학은 예술을 위한 예술과 유미주의에서 급진적이고 공격적으로 구체화된다. 예로 테오필 고티에는 미를 완전히 쓸모없는 것이면서 그래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이야기하면서 예술을 완전한 무상의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유미주의로 예술은 사회로부터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이것은 예술이 사회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고 자율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미주의자들은 오직 예술만이 인간의 정신 능력들을 자유롭고 조화롭게 하며 순수하고 강력하게 향유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당시 현대 산업 사외와 정면으로 대립한다. 이런 불순한 산업 사회, 이 세계를 예술이 재현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재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모더니즘의 미학적 가치이다. 

 

순수한, 자율적 예술을 통해 불순한, 타율적 사회를 부정하는 예술이 모더니즘이다. 

 

 

 

 

 

모더니즘은 급진적인 몇 예술가나 비평가에 의해 한번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1860년 프랑스에서 시작해서 1960년 미국에서 막을 내렸으니 거의 10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과정은 크게 3단계로 구별이 가능하다. 

 

- 초기 모더니즘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회화) - 캔버스와 물감 같은 그림의 조건에 대한 발견을 통해 '순수한' 미술이라는 미술사상 초유의 개념을 형성

 

- 전성기 모더니즘 (20세기 전반의 유럽 회화) - 그림이라는 매체의 본성, 특히 평면성을 사상 처음으로 인정하고 수용하여 추상이라는 순수 미술의 조형 언어를 만들어냄 

 

- 후기 모더니즘 (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 전쟁 전의 유럽 추성 회화의 전통을 계승하여 순수 미술을 현대 미술의 지배적 전통으로서 제도화하는데 기여

 

기호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세 단계는 미술이 그 의미를 세계에 의존했던 기호(재현 미술)로부터 세계와 단절하고 스스로 의미를 발생시키는 자율적 기호(순수 미술)로 전환해 간 과정을 점진적으로 보여준다. 

 

 

 

 

[모더니즘을 알아보자] 2. 모더니즘의 시초,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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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을 알아보자] 1. 역사적 배경과 과정 [모더니즘을 알아보자] 1. 역사적 배경과 과정 재현을 거부하는 순수 미술 그림의 조형적 요소들을 세계의 재현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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